원본보기 사진클릭

신안군 비금면 도초도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동백 파마 부부 벽화...


신안군 암태면 기동삼거리에 그려진 ‘동백 파마 벽화’

동백꽃 파마의 주인공은 이 마을에 사는 손석심(78) 할머니와 문병일(77) 할아버지 부부다. 벽화가 그려진 집은 어르신들이 사는 집이다.

벽화를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면, 파마머리를 한 평범한 어르신들의 모습이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나무를 배경으로 그려진 인물이다. 기발하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을 짓게 된다.


동백 파마 벽화가 그려진 기동마을은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면에 속한다. 암태도는 압해도에서 천사대교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섬이다. 에로스

서각박물관을 지나서 닿는 삼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자은도, 좌회전하면 암태면소재지를 거쳐 팔금·안좌도로 연결된다.


“천사대교가 개통하기 전이었는데, 군청에서 와서 벽화를 그리겠다고 하면서 담을 빌려 달라 하더라고. 지나다니는 사람들한테 볼거리가 되겠다 싶어서 승낙을 했지. 그렇게 하라고. 그런데 인물을 그리겠다고 하더라고. 그것도 상상 속의 인물이 아닌, 실제 인물을….”

문 할아버지의 얘기다.

“내 얼굴을 그리는데, 너무 크게 그려서 얼마나 창피했는지 몰라요. 이웃 할머니들도 뭔 사람 얼굴을 그리 크게 그려 놓냐며 뭐라 하고. 지우고, 조그맣게 그려달라고 했지.” 손 할머니의 말이다.

손 할머니와 마을주민들을 설득한 건 군청담당자와 벽화작가의 몫이었다. 그 사이 손 할머니를 그린 벽화가 윤곽을 드러냈다. 할아버지의 시샘(?)이 생겼을까. 이번에는 문 할아버지가 문제를 제기했다.

“내 얼굴도 그려 달라고 했지. 작가한테 얘기하고, 군수한테도 전화했어. 한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데, 한사람만 그리면 되겠냐고.”

할아버지로부터 뜻하지 않은 청탁을 받은 신안군은 난감했다. 집안에는 동백나무가 한 그루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무시할 수도 없었다. 할아버지의 생각대로 함께 그리면 더 좋겠다는 판단도 했다.

비슷한 크기의 같은 나무를 구해다 집안 화단에 심었다. 바르게 자라도록 지지대를 세워 고정도 시켰다. 할머니 나무와 달리, 할아버지 나무 주변이 말끔하게 단장돼 있는 이유다. 동백 파마를 한 할머니와 할아버지 얼굴이 한데 그려진 배경이다.


가져온 글  출처 : Copyright 1996-2018. 전남일보 All right reserved. 이돈삼의 마을이야기>신안 암태도 기동마을

                               


         

'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연인들...  (0) 2019.11.22
비누방울   (0) 2019.11.11
행복(가족나드리)  (1) 2018.06.20
아름다운 동행  (0) 2017.07.10
기쁨가득....  (1) 2014.11.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