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봄의 교차점에서     /藝香 도지현

 

계절을 가름하는 비가 내린다

보내야 하는 슬픔에서인가

아직 잡아 두고픈 미련에서인가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지난 계절의 아직 남은 잔재를

말끔히 쓸어 버리고

새로 올 계절을 위한 길을 만든다

 

세월이란 것은

현재가 현재를 밀어내고

또 다른 현재가 그 자리에 존재해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없는 것

 

하나, 계절이란 것은

없는듯함 속에서 변화하니

삭풍이 산허리를 돌아가고

훈풍이 앞섶을 파고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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