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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수
호수에 오면 내 마음이
맑은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고향만큼이나 넉넉하게
받아주기 때문이다.
호수는 언제나 푸근하게
하늘과 구름과 산도 품는다.
산이 저토록 아름다운 건
호수에 몸을 담그기 때문이다.
사납게 뛰놀던 바람도
호수에 이르면 순해지지만
호수에 비친 내 모습은
아직은 일렁거리고 있다.
호수에 나를 빠트리고
며칠만 잠겼다 다시 나오면
내 마음과 눈동자도
호수처럼 맑아질 것 같다.
(박인걸·목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