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비    /신경희

 

당신 괜찮으세요

언제나 그리웁지만

언제나 비켜 서 있는 한사람

 

당신을 처음 만났던 날

비가 하염없이 내리던 날

하늘에 구멍이 난줄 알았습니다.

 

함께 듣던 야상곡과

여름날의 비, 그 날 처럼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맑은 피아노 소리에

쇼팽이 살아서 걸어 나오고

서걱거리고 우는 바람소리에

 

스쳐간 인연인 줄 알았던 당신이

저벅저벅 걸어 나오고

심장이 떨려 옵니다.

 

당신 괜찮으세요.

언제나 그리웁지만

언제나 비켜 서 있는 한 사람

 

오늘도 그 날 처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당신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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